가을이 서다 풀잎, 눈치빠른 입추를 어찌 읽었나 귀뚜라미 소리 바구니 들고 땔렁이는 새벽 두부장수 땅 속에서 계절을 어이 돌리는지 여름에 가을을 파는 촉수 몸 속에 들어가면 나도 그리 날 더 잘 알까 울밑 봉선화 짝꿍 땅강아지 아파트 벽 사이 가을 걸어 놓고 땅 멍을 틀어대면 메아리 계곡은 더 깊어가고 늘려가던 여름 접고 멈춤으로 바뀐 홀몬 허리 쭉 편 숨 가르며 가지에 맺은 가실에 충실 하자네 시 글 2023.08.08
꽃 치마 봄이 되면 옛날에는 바구니에 칼 넣어 들고 들로 나갔다 겨울 동안 못먹었던 싱싱한 나물을 캐러가기 위해서다 냉이 달래 씀바귀 쑥을 한 바구니 캐서 돌아 왔다 치마를 입고 목에 수건 하나 두루고 색갈 들어 있는 웃옷을 입고 나가면 그 자쳬가 꽃이었다 언덕배기 논밭 두렁에 다니면서.. 카테고리 없음 2015.04.04
물봉선 9월의 하얀 눈이 내린 메밀 밭을 지나 늦 익은 옥수수 몇개, 검 노랗게 익은 늙은 오이 몇개, 보라빛 검게 변한 가지 몇개 어머니는 옆구리 터진 대바구니에 따가지고 오셨다. 아이구 허리야 하시면서 한 발은 토방에 한 발은 땅에 내리고 써가래 시커만 냄새를 바라보시며 누우신다. 누운 얼굴엔 어릴.. 낙서장 2009.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