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캘린더에 내일이 오늘이 된 일을 적는다 어깨걸이 쌀 몇 줌 가방에 넣어 두기 고양이 느린 걸음으로 들어가는 오후 이쯤 나는 그림자가 되어 준 나무 아래 배고픈 예배의 긴 의자에 앉는다 한 줌 쌀 입 다물었던 연꽃봉에 시주할 때 손가락은 나무 가지가 되어 네 발의 망설임을 끌어들인다 두려움은 손에 잡혀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 때문이려나 한나절을 나는 새는 배가 이때쯤 고프다 배고픔이 믿음보다 앞선가 모이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혀 굳어지는 신앙 벌써 순환을 알아차린, 나의 날개들은 가지 사이를 예배 시간으로 알고 왕래한다 연꽃잎은 저녁 예불을 봉안하고서 손가락을 믿는 기도는 아예 둥지를 틀 셈이다 어디서 배웠는지 가부좌보다 깊은 불심 믿음은 배고픔에서 나오는 줄을 오늘 나는 너에게서 읽어낸다 내일은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