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한 줄기의 물 폭포의 이음이라도 되는 듯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나무의 뿌리 사이 돌멩이 비켜선 사이를 지나고 풀뿌리에 머금을 한 방울 물
땅 속 습기를 뽑아내 가지에 모으고 줄기로 모아 수도관 같은 약수로 내리는
땅 속 물줄기를 헤아려 본다
나무의자를 찾은 목 축이러 나온 모기 대 여섯 마리가 덤벼든다
날렵하게 두 마리를 잡아 내었더니
방금 약수 떠낸 빈자리를 메우듯
두 마리 어디서 왔는지 도로 대 여섯 마리로 불어났다
누구에게나 공간이란 생명의 영역인가 보다
이놈들은 빨간 자기 뱃속까지 채우러 온 녀석들이다
물은 자꾸만 아래로 내려가 채우는 걸 보면 입으로 내놓는 트림과 항문을
뚫고 나온 방귀는 우주를 채우는 방식이 다르다
약수터에도 빈 곳이 있어 까치 까마귀 알아차리고 울음 토해 숲 빈 곳을 채우는 오후
약수로 발을 씻던 갈참나무
그림자 내려 땅바닥을 그림으로
넓히고 있다
4 시의 약수터 음지 식물에게 비스듬한 햇빛 길을 키 큰 나무들 가지 벌여 열어 주고
빈 곳을 채우는 일이란 생명의 뿌리를 키우는 일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