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출렁이는 노을 빛 무대

마음의행로 2022. 2. 28. 23:34

ㅡㅡㅡ
종일 치던 장난들, 고향
놀이에 빠진 시간은 태엽을 감고
밤이면 이불속 귀신 놀이로 뒤집어썼던
옛이야기가 봄의 질량처럼 가볍게 흔들립니다
호기심은 밤낮을 넘어서서 뛰어다니며
줄넘기 선수 넷이서 동시에 뛰면
너의 허리는 능청거렸던 기억
양쪽 손은 하늘로 올리고 땅을 내리치고
선수들 하나씩 빠져나가면
너는 수직의 허리를 세우고서
부피가 커가는 하늘을 쳐다본다
나이 들어 가도
잃어버려지지 않는 유전자는
놀이에서 모험으로 꿈꾸고 삽니다
길의 끝에는 신비한 출렁 물결을 걸어 두고
스릴을 던져 절벽같은 등산을 하고
땅의 맛과 날으는 무대를 하늘에 동시에 짓고는 시인보다는 늦겠지만
뒤지지 않는 호기심은 우주 끝까지
내어 달릴 겁니다
누군가가 호수를 절반으로 나누고
하늘을 쪼개면 어찌 되나 하였을 어른들의 장난감
요즘은 밤에 뜨는 무지개가 참 많아졌어요
반달 모양 무지개는 옛 이야기가 되었고
귀걸이 링 모양, 바벨탑 비단을 늘여놓은 부드러움과 강렬한 레이저 빔 속에서
죽은 영혼을 살려내려는 안타까운 인간의
몸부림을 봅니다
낯선 언어가 날아다니는 곳으로
가고 싶은 생경한 생경을 만들어야 풀릴 시인처럼요
어른들의 놀이터 마당은
육지를 떠나 바다로 가고 하늘로 오르고
어느 별나라 시인은
톡톡 튀는 독자들을 몰려드는 기다란 시집 속에 제목으로 모시고 옵니다
다리는 건너고 뛰고 즐거워하는
흔들리고 출렁이는 노을빛 무대
끝나기 전에 고향 차표를 구매하는 섬세한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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