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휘발성 메모리

마음의행로 2022. 1. 27. 23:11

찌가 움직였다
에너지를 가진 회사는 맛있게 먹이를 끼웠다
낚싯대가 텐트 조리대처럼 휘어질 때
교실은 술렁였고 세워지는 교문
중국집 천장에 요리가 노래에 불을 켰다
경찰서장이 나를 만나고 갔다고 이장이 말했다
채택된 증인은 두 분
집안도 깨끗하고 증인은 마을 유지라고,
일곱 마리 은어가 걸려든 한 줄엔
여름 틈새를 탄 소낙비 날으는 하늘 무지개였다
날들은 길들여진 탱탱한 시간  전류를
날개 속 세월로 무수히 흘려보냈지
낚싯줄이 뚝 끊어지던 서쪽 하늘
머물 수 없는 고공은 공포였지만 펴지는 자유의 날개도 잠시
이내 욕망의 하늘 스크램을 짜고 행선지를 찾기 시작했다
꿰었던 코 낚시를 풀어내 지구나 건져 볼까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표범이 먼저 걸려들었다
앙헬의 악마는 도망을 기어코 갔고
스페인 알함브라 궁을 아랍으로 옮기려다
실패한 날도 있었다
점점 다가와지는 땅
가파른 마지막 절벽 사이를 지날 무렵
한 마리 은어를 망각의 휘발성 메모리가 나꿔 채 갔다는 카톡이 띵을띵을 온다
그 세상은 갈 수 없는 곳이지만 또한 가는 곳이었다
물방울 채운 눈 바위틈 사이 두 줄기 물기 
노잣돈도 사이버 마당에 바짝 모였다
하얀 끈 달린 손에 핸드폰을 끝까지 쥐라고 말해 주었고
010 ~ ~ 에서 나오는 음악과 친구여 편히 라는 멧시지는 어둠의 방으로 들어가곤
나올 줄을 몰랐다
사이버 같은 세상 끝에서 친구의
찌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향  (0) 2022.02.17
물로 돌아가다  (0) 2022.02.10
이제 알았다  (0) 2022.01.24
허기진 중럭  (0) 2022.01.22
비어 있는 곳  (0) 2022.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