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저린 안되는데

마음의행로 2021. 4. 18. 03:16

ㅡㅡㅡ
요양원 이야기가 나온다
지 똥 싸 놓고 밟고 사는 곳
동물원 원숭이가 되란다
그 아비는 말했다
나는 이제 죽으러 가는 겁니다
오직 몸이 불편하다 라는 이유에서다
가족회의 결과물이었다
더 이상 아무도 책임지려하지 않았다
팔에 팔찌는 호강이다
아버지는 쇠줄로된 발목줄이 침대에 매어있다
한 해가 반 바퀴 돌 때 쯤
헛기침 같이 가벼운 가족 하나
손 등을 쓰러 만져보고
시든 바람같이 다녀간다
아이쿠 말마세요
아버님 몸이 그러시잖아요
얼마나 힘든데요
아들인가 딸인가가 뭔가 호주머니에서
꺼내 돌보미 아주머니 손에 집어 준다
언젠가 학교갔다 돌아오는 녀석에게
용돈을 손에 쥐어 주었다
바로 어린 그 손이었다
60이 갓 넘은 교통사고 아버지는
어느 동네 아파트에서 그렇게 사라졌다
노인들이 저린 안되는데 한숨이 섞였다
창에는 '원병 양요' 라고 씌여 있다

요양병원에 가신 아버님 그것으로
세상을 마치시지 않기를 원합니다
거기에 하늘에 뜻이 있음을 찾게 되시길
원합니다
죽으러 가는게 아니라 살러 가신것을 발견하시기를 원합니다
(혹시 글자를 옆으로 180도 회전하는 방법
아시면 가르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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