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눈섭 달

마음의행로 2019. 8. 11. 10:33

 

어젯 밤에

하늘에 눈섭 달이 떴다

한 눈은 일찌기 낮에 뜬 해에다 두고 오셨나 보다

일요일 새벽에 밖으로 나오니 산들 바람이

골목에서 빠져나온다

벌써 가을 산을 다녀왔는지 선선한 기운을 묻혀 왔다

옆에 앉으신 할머님께서 아이고를 연발하신다

산들거리는 바람에 겉옷을 벗어 보신다

어유! 시원도 해라

여보세요

바람은 내가 몰고 온다는 것을 아세요?

눈섭 달이 어젯 저녁 높이 떠서 내려다 보며

하는 가을 이야기를 들었었다

아! 그렇구나

세월은 햇님이 주관하고

파도와 바람은 달님이 일고 다니시지!

입추가 지나니 해와 달이 서로 상의를

마쳤나 보다

자! 이제 그만

가을로 들어 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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