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글

추풍

마음의행로 2016. 10. 12. 15:57

 

허리 부러진 봄 바람이

한 여름 땡볕에

혼 한 번 나고

태풍에 몸 가누기 힘들어하다가

가을 단풍맛을 보더니

제법 뻣뻣한 자존심 생겨

억새풀 코스모스 허리 지켜 주고

들국화 꽃잎 콧털 바람 건들면서

이 꽃 저 꽃 농장 주인처럼

머리 쓰다듬고 쓸고 다닌다

곧 닥쳐올 매서운 놈

엄동설한 이기려면

들판 건너고

강 건너

산맥 넘기 연습 하려무나

눈 살 파헤쳐

산호초 같은 상고대 숲 이루고

산 넘어 따스한 봄바람 되면

들판지나 강 건너

자존심 가지고

이 가을로 다시 올꺼나

'시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한 것  (0) 2016.10.25
촛대바위  (0) 2016.10.25
세상에 바로 서기  (0) 2016.10.07
삶의 길  (0) 2016.09.24
엄마 내음  (0) 201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