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를 따먹으려고 낸 길
그 동물 잡으러 사람이 낸 길
수 많은 발길에 밟히고 짓이겨져
다져진 길
굽어지고 펴지고
오르고 내리고
휘어졌다가 돌아가고
보이다가 안 보이고
가리워졌다가 나타나고
지게꾼 나뭇꾼
이 발등 저 발등 찧어 놓고
발톱 깨지고 문질러
그 길따라 산 바람소리 오르내리니
적막함이 그대로인 길
밟혀면 밟힐수록 좋은 길 되어
세상 풍파 견디고 이겨
산책길 둘레길로 발길 모으니
또랑 물 옆에 돌고
터널같은 나무 숲길 이루어
안개 숲 흐릿한 동화 같은 길
짚새기 고무신 운동화 등산화 신은
님들 차례로 찾아왔고
자기 등에 여행객 실어 나르고
희노애락 마다 하지 않음이
결국 생의 길이 되어
굽고 휘고 넖어졌다 좁아졌다
내리면 오르고 오르면 내리는 길
몇 숨이나 쉬고 꼬리 달고 왔을까
다시는 돌아기지 못할 그 길
돌아보면 미움도 슬픔도
즐거움도 설움도 섞이고 섞여
쓰달은 자기 길이 되었구려
세월을 묻혀 놓고 샮의 흔적을
그대로 남긴 그 길을
오늘도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