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대를 잇다

마음의행로 2016. 1. 10. 18:21

우리 동네에 유명한 냉면 집이 있다

아마 서울에서는 한 번쯤 유명세가 난 집이다

육수의 비법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육수에 대한 비밀이 세상에 밝혀 지면서 한 동안

냉면 장사가 뚝 끊어졌다

다소 영향은 받았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주인 할아버지께서 이젠 아들에게 물려 주고

간판 옆에 '냉면 그 대를 잇다' 라고 써 놓았다

대를 이어도 맛은 그대로 지키고 있다

대를 잇는다는 자부심에 할아버님은 주차장에서

자동자 주차 관리요원으로 바뀌셨다

종부의 손맛 프로그램에서도 대를 잇기 위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삶의 고단함이

들어 박혀져야 대를 잇게 된다

손 끝 하나 하나에 맥을 잇는 맛의 비결은

수 십년을 쌓고 쌓아야 빚어지게 된다

가문의 대를 잇기에도 자식을 얻는 방법도

참 처절함까지 있었다

동생의 아들을 데려다가 양자를 삼았고

다른 여자를 얻어 첩의 자식으로 대를 잇기도 했다

왕조의 대를 잇는데는 무서운 비극을 낳기도 했다

왕자의 난으로 역모로 걸리기도 하고 숙부에게

죽임을 당하기도 합니다

왕비가 무수리에게 쫒겨나기도 하지요

학자들 사이에는 학풍이 있어 주장하는 이론을

중심으로하는 사람끼리 모여 그들의 학풍의 대를

이어갑니다

학풍이 다른 학자들간에 큰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였지요

식물들에게도 대를 잇습니다

꽃을 피우고 암 수 수술이 만나서 씨앗을 맺어

대를 이어 갑니다

어떤 것은 줄기는 죽고 뿌리만 살아 남아 그 뿌리가

나누어져 번식을 합니다

뿌리에 눈이 있어 눈마다 하나의 싹을 틔워

나무가 되기도 하고 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나무 가지가 스스로 또 다른 생명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삽목이 되어 땅에 꽂아 놓으면 나무로 자라게

되는 거지요

씨앗이나 뿌리처럼 변하면서 대를 잇는가 하면

곤충은 알을 낳고 알이 애벌네가 되고 애벌레가

나비가 되고 나비가 다시 알을 낳이 번식하여

대른 잇기도 합니다

새들은 알을 낳아 부화하여 새가 되는 과정을

갖습니다

대에는 유전자가 있어

그 성품 성질 모양 키 눈 코 잎 귀의 멱할을

전하고 크기나 향을 유전시켜 대를 잇습니다

인간에게도 향을 전합니다

가지가지 문화를 낳고 빛과 냄세로 향을 전하고

악기를 통해 음악의 대를 전하기도 하지요

대를 잇는데는 대 부분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여 우성을 살려 보다 강하고 아름다운

생명으로 대를 이어 갑니다

그 중에서도 자기 가지가 바로 자기가 되는 방법을

택하여 대를 잇는 그들이 가장 부럽지 않습니까?

대가 무엇일까요?

종족 보존을 위한 유전자를 지속적으로

보전 승계하는 일이 아닌가요

그 끝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막을 내리게 될지

종이 끊어지지 않도록 식 동물 그들의 대를 잇게 하는 것은

인간의 대를 잇기 위한 것 만큼이나 중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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