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어떻게 지네?

마음의행로 2015. 7. 30. 06:04

요즘 어떻게 지네?

자주 듣는 친구 또는 나의 전화 물음이다

특별히 답을 얻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말 머리를 트는 추임세 같은 언어이다

한동안 적적하게 지내왔으니

묻고 싶고 알고 싶고 하는 그리움이 들어 있다

이렇게 쉬운 말 속에는 많은 뜻이 숨어 있다

건강은 어떠했는지 아프면 어찌어찌하고

이기고 살아왔는지

자식 손주네들은 잘 살고 있는지

하고 지낸다는 일은 잘하고 보내는지

특별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는지.......등 등

60을 넘으면 할일 다 해보고 살아 덤으로 더 주어진

삶이라서 만나지 않아도 이런 전화 한 통에는

세상만사가 다 들어 있다

어찌보면 퇴장같은 인생같기도 하고

나이들어 지꾸 초라해져 가는 모습으로 보이겠지만

그러나 뒤안길 같이 잘 안보이는 그 속에는

그동안 의식주를 위하여 정신없이 살아온 길을

두루두루 살펴 보고 무엇을 왜 누구를 위하여

해 왔는지?

의문을 스스로 묻고 답하고 뭍고 답하고

남은 생을 삶의 기본 질서에 충실하게 살아 왔는지?

의문을 거듭하다가 찾아 낸 자기 일,

그동안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사는 시기가 바로 뒤안길 같이 초라하게

보이는 60대 이 후의 시간이다

인생에 가장 황금기라면 아마 60~75세 일 것이다.

자기 할 일 하고 남을 도울 수 있는 건강과 시간과 여유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시기이다.

이쯤 때에 서로 정이 담긴 이런 전화 한 통에는

정말 많은 뜻이 담겨져 있다

괜히 심심해서 걸어 본 전화가 아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주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전화를 이어간다

다 끝나고

언제 한 번 만나세

꼭 만나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니지만

만날 일이 생기면 건강하게 만나서

식사하고 담소를 즐기고 싶은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늘 옆에 있는 것이 아니기에 관심을

어쩌다가 용기를 내어 보턴을 누른 것으로

서로를 잘 알고 있어 반갑고 고맙고 먼저 못한

마음이 미안키도 하고 하여 먼저 끊지 못하고

이야기를 끌어 가기도 하는

전화이다

막상 내용이 적기도 하여

카카오톡이나 멧시지로 간결하게

날리는 경우가 요즘은 더 많아졌다

글을 적을 때는 대 부분 정직하여 진다

그래 적은 량의 단어에 많은 것이 함축되기 마련이다

옛 시절의 그리운 말의 형태를 따라

간결한 유머도 섞이게 되면 속으로 웃는

즐거운 하루가 되기도 한다

어떻게 지네?

이 한마디는

당신에게 관심을,

그 관심의 길을 열어 주는

따뜻하고 다정한 하나의 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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