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입하

마음의행로 2015. 5. 6. 13:11

 

 

입하가 되었다

24절기 중 곡우 다음에 오는

7 번째 오는 절기다

엊그제 입춘이더니

벌써 여름이 됐다

봄과 여름의 경계는 무얼까

기온 차이일까 색갈 차이일까

지구가 태양을 도는 거리와 각도가

가까웁고도 각이 세워진 모양이다

이팝나무 꽃이 만개다

입하 때 피는 꽃이라고 해서

입하에서 이팝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신은 천천히 일을 진행하시니 모르고 지나가고

그 뜻을 식물이 알아 인간에게 알리어 준다

또 하나 더 있다

산딸나무 꽃이다

하얀 꽃잎에 붉은 꽃방이 들어 앉아 있는 꽃

흰 나비가 되려다가 내려 앉은 가지가 좋아

꽃으로 태어 난 산딸나무이다

이팝나무와는 달리 산딸나무 꽃은 입하에

지는 꽃이다

산딸나무 꽃은 봄을 더 좋아해 여름 맞기를

원치 아니하고

이팝나무 꽃은 여름을 더 좋아해서

봄을 보내면서 여름을 오래 맞으려고 했다

결국 봄과 여름 사이에는 산딸나무와 이팝나무 꽃이 있다

두 나무가 경계를 삼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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