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이력서와 "나"

마음의행로 2015. 1. 7. 17:14

언제 태어나고, 어디서 났으며, 학교는 어디 어디 나왔고,

직장은 이러 이러한 곳에서 무슨 일을 해 왔다고

나의 이력서를 보통 쓰게 되고 이렇게 나를 소개하고 있는게 보통이다.

차분히 들여다 보면 우습기도 한다.

하나 더 있다 오른쪽 위에 사진 한 장이 있다.

그래도 가장 좋은 표현 중 하나가 사진이다.

전쟁에 시달렸던 우리나라, 특히 남북간의 전쟁 속을 통과한 세상에서

요구되는 이력서는 출신 성분이 가장 중요 했으리라.

따라서 나이, 출생지, 학교, 경력이 나의 성분이요

직장에서도 그걸 보고 평가를 한다.

"나" 라는 존재는 하나 이지만 나를 보는 시각이 너무 많다.

어머니께서 나를 보는 나는 근면 성실하고 잘난 아들일 것이다.

친구가 보는 나는 다 다를 것이다.

초등학교 친구가 보는 나 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나아가 직장 친구가

보는 나는 얼마나 많은 편차를 가지고 있을 것인가.

꼼꼼하다든가, 노래를 잘 한다, 술을 잘 마신다, 담배를 안 한다,

잘 생겼다 아님 평범하다, 일 벌레다, 아이디어 맨이다,

영화를 좋아하고, 등산을 즐긴다, 남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다, 도덕과 효를 중요하게 생각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등 등

수 많은 평가랄까 나를 대변하는 말이 있을 것이다.

그럼 퇴직 후

내가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

정제된 친구 속에 나인가?

가족이 보는 나인가?

요일 별로 정해진 스케줄 속의 나인가?

아내와의 관계 속에서

또 가족 속의 새롭게 보고 느껴지는 나의 모습에 나를 조금 발견하곤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시를 지어 보며 즐거워 하는 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걷는 나

취미 생활로 하는 사진 촬영에 열심인 나

새롭게 하겠다고 하면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나

아무리 나의 생각으로 나를 발견하려고 해도 성에 차지 않는 것은

나에 대한 정확한 것을 짚어 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한 생을 살아가는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하려고 왔다가 무엇을 하고 가는지

왜 왔다가 왜 가는지

이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나의 이력서 일 것이요  

나의 신께 감사하고 고마워 하고

바르게 살아가고자 하는 "나"

다가오는 죽음에도 의연하여 지는 "나"

이런 나의 대한 정체성을 바로 알게 되었던 것이

진정한 "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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