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조화의 권력

마음의행로 2015. 1. 3. 12:15

 

얼마전 초등학교 시절 우리 집 앞에서 살던 가장 친했던 친구가 죽었다.

급성 뇌출혈로 손도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고 한다.

요즈음은 부모 보다 먼저 죽는 일도 꽤 많은가 보다

초등학교 동창생도 여럿이 만나 고인의 추억을 더듬었고 

친구 어머님을 오랜만에 친구 죽음 앞에서 만나게 되었다. 

어디를 가나 상가집을 가면 조화들이 늘어져 서서 정열을 하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며 친구의 삶의 뒤안길에 얽혀진 인연을 살펴본다.

xx 주식회사 대표이사 ㅇㅇㅇ

cnf 대표이사 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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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고등학교도 아니고 대학도 아닌

xx초등학교 43회 동창 일동 조화가 서 있다.

우리 나이가 70 바로 전이니까

110년이 넘은 전통있는 학교이다.

그 상가집의 조화들은 죽은 친구의 삶에 맞는 권력 순으로 서 있었다.

그 꽃들에게도 권력이 있는 것일까??

인간은 권력에 목마르고 그것이 없으면 불안해 한다.

경제적 권력, 땅의 권력, 정치 권력, 종교 권력 학교 권력 등등

죽으면 없어질 권력까지 우리는 대신 표현을 해야 속이 편안하여 지는 모양이다.

하다 못해 땅에다가 권력을 부여 한다. 선을 긋고 자기 영역을 표시하고

여기에 가격을 붙여 경제적 권력을 붙여 놓는다.

또 하늘에도 영역을 표시하고 하늘의 별에게도 선을 긋는다.

저기는 오리온자리 황소자리 물병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

별 사이를 이어 긋고 모양을 만들어 이름을 붙여야 편안하여 진다.

조화를 보내신 그분들에게 감사하기도 하고

서열을 보면 씁쓸하기도 하다.

나의 권력은 지금은 어디에 무엇으로 어떻게 서 있는 것일까?

알 수 없는 권력들이 나에게도 언젠가는 나타나게 될 것이다.

조화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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