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의 풀밭, 꽃, 나무들
그냥 자연이기에 좋았습니다.
씨앗이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습니다.
무엇이 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몸집이 크거나 작거나 꽃이 붉거나 희거나
열매가 달거나 쓰거나 꽃 향이 있거나 없거나
자라서 풀이 되거나 나무가 되거나
그들은 삶을 가공하지 않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네 고향은 무덤가 잔듸 밭이지 고개 숙여 핀다고 할미꽃
네 고향은 원래 들판 풀섶이었지 색갈이 희어서 백합
네 고향은 따뜻한 남쪽 개울가 옆 겨울에 피는 꽃이라 동백꽃
풀이어도 꽃이어도 나무여도 좋습니다.
어디서 태어났던 그들은 그들일 뿐 입니다.
그들 자신일 뿐 입니다.
삶을 고민하지 않습니다.
이름도 짓지 않습니다
누군가 불러 주는대로 들었습니다.
오직 유전자를 지키고 그 힘을 따라 자랍니다.
한 계절에 끝이 나기도, 일 년을 살기도,
수 백 년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어떻게 자라야 하는지 무얼 해야 하는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필요치를 않습니다.
바람과 구름과 비와 함께
희노애락이 있다면 그 자체가 삶입니다.
시기, 질투, 거짓, 욕심을 모르는....
나이들면서 내가 닮아가야 할
그들의 세상이 천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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