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지식과 불안

마음의행로 2010. 8. 16. 15:39

  검정 고무 신발 하나면 무척 자랑스럽던 어린 시절,

자동차 쯤은 아니 되었어도 진흙밭에 갔다오면 집에 와서 물로 개끗하게 씻어

가지런히 모아 엎어서 말리고,

고무신 한짝 앞부분을 다른 신발 앞 안쪽에 넣고

뒤쪽은 뒤쪽에다 집어 넣으면 마치 배부른 배처럼 불룩나와

자동차 처럼 되어 놀이용으로 사용하곤 했다.

 

어린시절은 배 고픔 때문이었는지 제일 먼저 배우는게 배를 채우는 일이었다.

산에 가면 산딸기, 더덕, 도라지, 딱쥐(잔대) 등등등 많은 것을 채취해서 먹었다.

들에가면 풀 뿌리, 잎, 줄기들의 식용 여부를 어른들에게서 먼저 배웠고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것은 고기잡이었을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도랑에 가서 손으로 직접 더듬어서 고기를 잡는 것이었다.

어느 때는 도랑을 막고 고무신으로 물을 퍼내어 고기를 잡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재미 있는 고기잡이는 낚시였다.

어느 둠벙에 가면 어떤 종류가 많이 걸리고,

깊이에 따라 시간 차이에 따라 미끼의 종류에 따라 올라오는

고기의 종류는 다 달랐다. 

 

고기를 잡는 지식이 재법 많았다.

그리고 그것은 가족을 위한 한끼 배를 채우기에 알맞는 지식이었고,

평안했다.

 

요즈음은 고기 잡는다 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

맨 먼저는 양식장 일 것이다.

아예 가두어 놓고 길러서 잡는 방법이 가장 쉬울지도 모른다.

좋은 물과 먹이 용 사료가 있고 물이 썩지 않도록 전기 모터로 물을 회전시키거나

공중으로 뿜어 내어 살아 있는 물을  만드는 것 등등이 필요로 한다.

 

바다에 가서 고기를 잡으려면 큰 배에, 그물이 필요로 하고

많은 고기를 잡고자 한다면 어군 탐지기 까지 동원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넓은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다는 것은 많은 지식이 필요로 된다.

고기가 많은 만큼 더 많은 정보가 있어야 만 한다.

혼자서 또는 한 가정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잡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 부분은 남에게 팔아 자본과 재산을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 많다.

 

내가 가진 어릴적 지식으로는 바다의 고기를 잡기는 힘들다.

현재의 우리가 지닌 지식은 늘 불안하고 걱정스럽기 까지 한다.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바다.... 인터넷

그 많은 정보가 있고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고 하여도

요즈음은 불안하다.

나만 더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옛 정보를 갖고있는 것은 아닌지,

남이 나보다 더 새롭고 좋은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등등등

 

옛 어린시절 고기잡는 방법,

나 만이 알고 있는 방법.....

하루 중 어느 때, 어디 가면, 무슨 고기를 얼마만큼 잡을 수 있다는

그런 지식

 

더 많이 잡고 더 많이 벌려고 하는 요즈음 세상에서

지식 창고로 불리우는 인터넷 지식 창고에서 우리가 얻는 지식으로는

늘 뭔가 불안하고 초조해 하는 우리를 보면서

어릴적 지식 만으로도 재미있고 즐거웠던 세상,

나만의 rule of thumb(적용하기만 하면 딱 들어 맞는 지식)가 요긴했던 세상

다시 그런 세상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지,

그렇게 재미나고 맛있는 지식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지

그 때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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