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3

공원 의자

공원 긴 의자 한쪽을 비웠다 한 까치가 앉을까 망설이다가 앉아도 될까요 그럼은요 옆으로 몸을 더 옮겨준다 미안하지 않게 마치 내 영역이 아니라는 듯 잠깐 앉았다가 떠나가는 뒷이 서운하다 말이 없거나 하지 않아도 좋은데 뭐가 불편했을까 의자처럼 종일 혼자 말 않고 있고 싶은 걸까 지구 하나를 혼자 들어야 할 사유라도 있는지 그 뜻을 존중하고 싶다 차라리 내가 비워줄 걸

살며 생각하며 2023.10.08

Endless 전쟁

*Endless 전쟁 다섯 살 어느 날 이사 갔던, 지금 내 고향 토방이 나지막한 늙은 호박 같던 집 재혁이가 싸움을 걸어왔다 터를 중요시하는 고양이 동네 한 바퀴 돌고 오다 영역 침범 범이라도 된 나 염탐꾼 검색의 찢어진 눈 학교에서 만나면 기를 꺾으려는 보험용이었을까 허리에 양손을 올리고 폼을 잡았다 우리 땅 한 발자국도 딛지 못하게 할 것처럼 망치로 못질한 발바닥 캥거루 달음질로 왔다 역사가 긴 동네일수록 울타리 경계를 넘은 호박은 말뚝이 박혔고 냇물 목간하는 여자아이들 팽나무에 올라 보초를 서는 일들이 행했었지 여름 달빛마저 잠을 자고 있을 때에도 팔레스틴은 이스라엘 호미 끝 같은 창을 피해 땅굴을 파고 들어가고 있었다 그건 풀들의 Endless 전쟁이었다

시 글 2023.04.30

새로운 질서

한강가를 거닐면 강가의 풀섶과 자연 생태계의 나무들을 보게 된다. 강바람에 흔들거리며 한가로이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도시속의 매연과 시끄러움에서 견디며 살아가는 그들이다. 서로를 위안하고 끈질기게 그들의 영역을 지키며, 메마른 서울 사람들에게 자연의 자연을 보여주고 있음이 애처롭기도 하지만. 한편은 당당하다. 개발이다 뭐다해서 요즈음은 파헤치고 쌓고 심고 다리를 놓고 조경을 한다 야단이다. 갈대밭에 억새풀이 우거진 섶에서는, 참새, 들새, 뱁새며 이름 모르는 새들이 노래하며 함께 살아간다. 자연적인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 그들은 아파트에 살지 않고 초가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어느 유명한 도시 설계가가 다녀가신 것처럼 보인다. 갈대밭이 몽땅 없어지고 이름도 모르는 식물들이 타원처럼 생긴 땅에서 살라고 범..

혼합글 201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