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말랑말랑

마음의행로 2024. 1. 8. 06:24

가끔 거울을 유심히 본다
늙어감을 자로 재어보는 나를 보는 것이었다
판단이 잘 가지 않을뿐더러 젊다고 여기고 있다
확인이라도 하는 듯 지하철 층층대를 가벼운 듯 뛰어올랐다 거봐 젊잖아
내가 내게 답을 하고 있었다
사진을 좋아했던 나 이어서 변천사를 본다
그제야 나를 보게 된다, 현실을
그래도 아직 쓸만하구나 하며 돌아본다
어느 때부터인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질 않았다
그러고 나서 살이 엄청 빠졌다
몸이 가벼워지니 조깅이 가능해졌다
300m도 헉헉댔던 시간이 이제 3km를 뛰고 있다
너무 상쾌했다 한편 얼굴은 쭈그러졌다 아프냐고 어디 물어들 본다 부드럽지 않다고 유연하지 않다고, 깔깔해졌다고 의사는 말한다 무조건 60kg까지 올리세요 그리고 유지하세요 아프시면 다시 일어서기가 힘드십니다
모임이 많았다 작년까지 여러 회에서 빠져나왔다 가볍고  단출해졌다
즐겁기도 했지만 나를 위한 모임 같기도 한 게 많아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다 하나씩 정리하여 4개 모임만 남았다
이 모임도 삐걱거린다 따라오지 못한 계절로 가는 친구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너무 가벼우면 혼자는 좋으나 질병에 약하고 무거우면 보기에 좋으나 불편하고 모임도 마찬가지이다
남 이야기 하지 않고 지낸 직장생활이
좋았던 것 같다 얻은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지금은 다이어트 중이다 퇴직 후 관리하는 사람을 보니 800명이 넘었다
지금은 썰물처럼 자연스럽게 서로를 잊어가고 있다
마음도 그래가고 있다 바람을 다이어트하면 살만한 세상이다
몽돌이 좋은 거제 몽돌 해변이 떠오른다
몸도 생각도 잘 만져진 모습들이다
부드럽고 만지작 거리고 싶은 바닷물 속에든 그들이 살만하게 보인다
나는 물 밖에 나온 몽돌 하나였다
만들 하게 닳았으나 거칠고 마른 생각이 보인다
사랑은 말랑말랑해져야 하는가 보다
바닷물이 몽돌을 품었을 때 예쁘게 되듯 말이다
톱니바퀴는 예쁘라고 기름칠하지 않는다
다이어트는 어쩔 수 없이 진행되지만
바셀린으로 안팎을 발라야겠다
말랑말랑해져야 사랑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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