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절모는 이렇게 왔다
들락거리는 아픔의 문턱엔 높낮이가 있었는지
무릎까지 내려와 고개 숙인 중절모
어긋났는지 불편이 맞는다
하회탈은 안면 바꿔 산다더니
양 날개 나비처럼 깃 세우고
눈썹 보일락 말락 깊숙이
청진기를 바라보는 너
인텔리, 부자 양반쯤으로 여겼는지
침 한 모금 삼켜 헤아려 받는다
쎄일된 원형 모자 하나
손주 초등 교장도 인사가 수그러지고
공손한 언어를 모자에 올려, 맞는 종교
여기나 저기나 높이 성벽이 된,
중절모엔 든 따뜻한
체온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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