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참 짜증이다
시장 검정 비닐봉지 꽉 다문 입 풀려는 손톱 끝보다
가위로 잘라버릴까 끝까지 풀어낼까 갈등이
번데기 좋아하는 옆지기 씻고
삶고 물 빼고 소금 넣어 볶아 놓았더니
한 숟가락도,
미더워서나 감격해서나
시험 삼은 날 작은 유리그릇 두 숟갈 질러 넣었더니
안개 낀 남산 벗어나듯 맑게 개어있다
참 그렇다
손자 젖떼기 꼭지처럼 그 순간 간지러웠을까 아팠을까 울 할머니
시집 안 가겠다던 딸애 고행 여행 가던 날
아침 매듭바람 시원했을까 벌써 기다려졌을까 어미 낮 살은 중도층
꽃 매듭진 낙화 자리 목련 빨갛다
매듭은 자르지 말고 풀어야 복 들어온다 귀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