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경기도 안산에 있는 산의 자락길이라
생각을 했다
안산이 서울에 있다는걸 아는 때는 올 봄 초였다
아내와 친구가 함께 거기를 산책 삼아 간다는 것이다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로 길은 대부분 데크로
깔려 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박물관 역에서 내려 4번출구로
나오면 형무소를 오른쪽에 두고 조금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면 시작이 쉽다
언젠가 형무소를 찾은 적이 있다
여러모로 교육이 될성 싶었다
형무소는 한 곳에 서서 보면 감방이 다 보이도록
감시가 가능하도록 구조가 되어 있어
도망간다거나 빠져나온다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일본 사람들에게 많은 애국 지사들이
형장으로 죽어 나갔고 또 형을 치룬 곳이다
말이 형이지 쇠꼬챙이 사이에 사람을 넣고
방빙 돌리거나 벽에다 붙여 세워 묶어 놓고
움직이지도 못하게 세워서 잠을 재우거나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문이 일제에 의해 행해진
곳으로 역사적 사실에 저절로 산 교육이 되는
장소이다
유관순 열사는 머리채를 끌여당겨 머리 껍질이
벗어져 버리는 형벌에도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다
돌아가셨다고 한다
사형장이 있는데 사형장 담 안쪽과 바깥쪽에
같은 수종으로 각기 한 구루씩 심어진 나무가 있다
사형잠 안쪽 나무는 그 고통 스러운 소리, 모습에
같이 힘들어 하여 잘 자라지 못하고 키가 작고
바깥쪽에 있는 나무는 그런대로 잘 자라서
제법 큰 나무로 자라 있단다
나라 잃은 설음을 생각하면 이 길이 무척이나
힘든 길이 되겠으나 역사의 현장을 보면서
힘과 용기를 가지게 되고 역사를 교훈으로 삼는
좋은 날이 되는 오늘이 될 것이다
마치 오늘이 현충일이라 10시에 추모 싸이렌이 울린다
고개를 숙이고 선열들을 생각하여 보았다
길의 길이는 약 7km로 조금만 오르면 데크 길로 되어
힘이 들지 않는 산책에 그만인 길이다
갈지자로 조금 오르내리거나 하면 쉬운 길이다
숲이 우거져 거의 나무 그늘 속을 걷는다고
보면 될 것이다
숲이 솜이불처럼 덮고 있다면 믿어질까?
아카시아 벗나무 갈참나무 소나무 잣나무 메타스퀘아
등이 상부쪽으로 주를 이르고 있고
아래쪽은 도토리 싸리 진달래 등으로 꽉 차진
상하부가 조화를 이룬 제법 깊은 듯한 산이다
할머님 할아버님들께서도 많이 찾아 오셨다
이쪽에서 가는 사람 저쪽에서 오는 사람
머리가 꼬리가 되고 꼬리가 머리가 된다
오른쪽을 보면 청와대를 안고 있는 인왕산이
보인다
그 산에는 성곽이 쌓여 있는데
성곽 안은 서울이었고 밖은 사대문 밖으로
서울에서 벗어난 산이 되었었단다
2/3정도를 돌고 나니 연희동 쪽 산으로 연결이 된다
메타스퀘어 나무가 장관을 이루는데 산림욕하는
분들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
외쪽으로 오르니 봉수대가 있다
여기가 정상이다 봉화대가 아닌게 이상했다
산에 가면 산을 못보고 서울에 가면 서울을 못본다
그러나 안산에 가면 서울을 크게 조망 할 수 있다
청와대 인왕산 123층 롯데월드 남산 한강 여의도
하늘공원 서울 북서쪽이 보이고 이대 연대는
발 아래에 있는 느낌이다
미세먼지가 적으니 먼 곳까지 잘 보인다
산을 내려오니 다시 서대문 형무서 옆길,
올라갈 때 그 길로 다시 나온다
전에 조그마한 아파트가 층층으로 지어져
서민들이 살아가기에 알맞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고층 아파트로 다 바뀌어졌고
산 만은 그대로 살아 서대문의 허파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도시 안에 이런 숲이 있다는 것은 녹지정책을
끈질기게 지탱하여 온 결과라고 여겨진다
서울 안에 3시간을 걸어 다닐 수 있는 아름다운 자락길,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고 친구와 담소하며
아니면 혼자서라도 심심하지 않고 충분히
숲을 느낄 수 있는,
하루를 가벼운 운동과 사색으로 보내기에
알맞는 길이 아니겠는가 생각을 하여 본다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추천을 하고 싶은 곳
서울 안산 자락 길에서 하루 낮을 이곳에서 친구와 보냈다
제법 산소를 들이키고 온 것처럼 가슴이
시원하고 상쾌하고 가볍다
도시민에게 자연의 중요함을 알리고 보존하여야
함을 가르치는 말없는 산 교육장이 된 곳
또 이 자락길이 없었다면 산은
온통 찢어지고 갈라지고 나무들이 마르고
죽어갔을 터인데 샤람이 보호하니 산도 우리를
보호하는 아름다운 역사가 느껴지는
이 안산 자락길을 꼭 찾아보시가 바랍니다
그리고 바로 곁에 있는 영천시장을 한 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출출한 배를 즐겁게 하여줄
만만가지 음식이 주욱 나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연은 공조의 본능 그 자체 지녔고
인간은 파괴의 본능이 그 자제에 있음을 알고 지낸
하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