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변함이 없는 친구

마음의행로 2009. 12. 15. 17:10

 송년회 모임 자리다.

늘상 모이던 곳인 저렴한 한식집이다.

이모임 저모임들로

방은 빈 구석이 없다.

 

오랜만이다, 그래 잘있었나?

얼굴 좋아졌구나.

야 !  이거 벌써 12월이니

뭐 세월이 이리 빠르냐?

 

온다고 한 사람들은 다 모였나?

누가 빠졌지?

 

뭘 드시겠어요?

아주머님이 주문을 하신다.

늘 먹던걸로 주세요.

오늘은 막걸리로 하면 어떨까?

한잔씩만 먹지 뭐.

 

한참 떠들썩하다.

음식이 들어오니 갑자기 조용하여 진다.

돼지 숙육은 별도로 한 접시로 나오고

전이 한 접시 나온다.

중간쯤 가니

돼지고기, 홍어, 김치로 삼합이 한 젖가락씩이다.

끝이 되어 간다는 신호에 접한다.

 

그래 우리는 이 정도면 가장 적당하더라.

조금만 더 먹어도 불편하고...

좋은데 가 보아야 돈만 많이들고

손해다.

 

참새들처럼 이야기들이 다시 나온다. 

아참,  종호는 왜 안나왔지?

응 종호는 무슨 일이 있다고 하더라.

좀 바쁜갑제......?

 

항상 모임에서도 별로 말이 없는 친구이다.

모임에 한번도 빠짐이 없이 나온 친구이다.

있는듯 없는듯 미소만 짓고

조용히 왔다 조용히 간다.

 

근데 종호를 누군가가 먼저 찾았다.

말도 별로 없고하는데

자리가 비어 있음을 알아차린 것이다.

 

야 ! 종호가 없으니 뭐가 좀 이상하다.

좀처럼 빠지지 않는데......

 

그리보니 친구라는게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친구인가 보다, 그 자리가 커 보이잖니?

옆 친구가 말한다.

 

변함없이 자기 자리를 지켜주는 친구

자기 자리가 따로 없지만

어느새 한 자리를 그 모습 그대로 있어주던 친구

바위처럼 말은 없어도

비워지니 자리가 텅 빈것 같은

 

종호 !

 

변함이 없는 종호가

정말 우리들의 좋은 친구였다.

 

야 ! 우리 이 자리에는 없어 서운하지만

종호를 위해 박수 한번 치자,

그래 그게 좋겠다.

우리들의 친구, 종호를 위하여

위하여... 어

 

ㅉㅉㅉㅉ ㅉㅉㅉㅉ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잎 눈망울  (0) 2009.12.28
쌍방울 완전 폐업  (0) 2009.12.22
이쁜 마음  (0) 2009.12.11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볼까요!!!  (0) 2009.12.11
우리 말엔 엄마가 있다.  (0) 2009.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