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장사 끝
쌍방울 BYC 완전 폐업
쌍방울 완전 폐업
40 ~ 50%
매직으로 쓴 길가 윈도우에 붙은
폐업 광고이다.
저걸 붙이기 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들이 따랐을까?
혹 권리금이나 받고 끝이 나는 걸까?
내부 장식 비용이라도 건지고 막을 내린 걸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던 장사가
이 모양이 되지는 않았을까?
빚만 더 지고 더미에 앉은 것은 아닐까?
나는 이 폐업 광고문을 책에다 적었다.
요즈음 구세군에서 불우 이웃을 돕는다고 지하철 입구에서
종을 울리고 있는 추운 년말이다.
그러다 보니 저 광고가 나의 머리를 자극했던 것 같다.
한 가정이 어디 내동댕이 쳐지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하니 참 마음이 아프다.
그 집에 학교다니는 애들이라도 있다면
부모 마음이 얼마나 굳어 있을 것인가...
아니 이런생각은 맞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이 장사를 접고 더 잘 되는 아이템을 찾아서
더 큰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을꺼야..
절대 망한 것이 아닐거야,
더 근사하게 상점을 차릴 것이다.
내가 꼭 지켜보겠어...
주변에 장사가 너무 안 된다고 한다.
누구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아예 입을 모두 다물어 버렸다.
조그마한 골목까지 대형 편의점이 강점을 한 뒤
마을은 웃음을 잃었다.
정으로 사 주던 마을 인심도 싸늘하여지고 만 것이다.
시장조사를 잘못하고 들어와 채소가게를 연 "제주 유통집" 은
6개월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손해만 몽땅 안고 골목을 떠났다.
이 싸늘한 겨울, 삭막한 겨울에
그래도 본전을 하고 있는 집은 찐빵집이다.
잔돈으로 2천원어치를 봉지에 담아가는 이웃 덕분이다.
솥 뚜껑을 열면 나오는 김이 골목을 훈훈하게 해 주는 것 같아 보이고,
사람들을 끌어 당겨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곳이다.
조금씩 사 주고 팔면서 하나씩 언쳐주던 골목길
인정이 넘치고 인사가 있던 이곳에
언제나 폐업 몽땅세일이라는 말이 없어질까?
대형 편의점만 없어지면 다시 골목에 훈기가 예전만 못하더래도
돌아올 것만 같은데...
그 주변 상권이 살고 그 가정에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골목 마을은 언제나 돌아올수 있을까?
이 12월의 한파속에서 하나 밖에 없는 속옷 장사
"쌍방울 완전 폐업" 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고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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