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쌍방울 완전 폐업

마음의행로 2009. 12. 22. 20:29

속옷 장사 끝

쌍방울 BYC 완전 폐업

쌍방울 완전 폐업

   40 ~ 50%

 

매직으로 쓴 길가 윈도우에 붙은

폐업 광고이다.

 

저걸 붙이기 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들이 따랐을까?

혹 권리금이나 받고 끝이 나는 걸까?

내부 장식 비용이라도 건지고 막을 내린 걸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던 장사가

이 모양이 되지는 않았을까?

빚만 더 지고 더미에 앉은 것은 아닐까?

 

나는 이 폐업 광고문을 책에다 적었다.

 

요즈음 구세군에서 불우 이웃을 돕는다고 지하철 입구에서

종을 울리고 있는 추운 년말이다.

그러다 보니 저 광고가 나의 머리를 자극했던 것 같다.

 

한 가정이 어디 내동댕이 쳐지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하니 참 마음이 아프다.

그 집에 학교다니는 애들이라도 있다면

부모 마음이 얼마나 굳어 있을 것인가...

 

아니 이런생각은 맞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이 장사를 접고 더 잘 되는 아이템을 찾아서

더 큰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을꺼야..

 

절대 망한 것이 아닐거야,

더 근사하게 상점을 차릴 것이다.

내가 꼭 지켜보겠어...

 

주변에 장사가 너무 안 된다고 한다.

누구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아예 입을 모두 다물어 버렸다.

 

조그마한 골목까지 대형 편의점이 강점을 한 뒤

마을은 웃음을 잃었다.

정으로 사 주던 마을 인심도 싸늘하여지고 만 것이다. 

 

시장조사를 잘못하고 들어와 채소가게를 연 "제주 유통집" 은

6개월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손해만 몽땅 안고 골목을 떠났다.

 

이 싸늘한 겨울, 삭막한 겨울에

그래도 본전을 하고 있는 집은 찐빵집이다.

잔돈으로 2천원어치를 봉지에 담아가는 이웃 덕분이다.

솥 뚜껑을 열면 나오는 김이 골목을 훈훈하게 해 주는 것 같아 보이고,

사람들을 끌어 당겨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곳이다.

 

조금씩 사 주고 팔면서 하나씩 언쳐주던 골목길

인정이 넘치고 인사가 있던 이곳에

언제나 폐업 몽땅세일이라는 말이 없어질까?

 

대형 편의점만 없어지면 다시 골목에 훈기가 예전만 못하더래도

돌아올 것만 같은데...

 

그 주변 상권이 살고 그 가정에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골목 마을은 언제나 돌아올수 있을까?

 

이 12월의 한파속에서 하나 밖에 없는 속옷 장사

"쌍방울 완전 폐업" 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고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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