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릿발 선 땅이 옥문을 열 때 골짜기 어데선가부터 물방울 맺히기 시작하고 바람이 동. 서로 하늘과 땅 통음을 삼겼다 겨우내 밟혔던 청보리, 고개를 들고 바람의 냄새를 이해했다 벽을 치는 소리에 귀를 벽에 쫑긋 붙였다 자음은 얇게 "딱(ㄱ), 딱딱(ㄴ), 딱딱딱(ㄷ)" 두껍게 ''똑(ㅏ), 똑똑(ㅑ), 똑똑똑(ㅓ)" 타벽통보는 벽을 타고 동시 번역이 되어 감방을 해석했다 "삼월일 일 정오 독립만세로 대한을 깨우자" 딱딱딱.... 똑똑똑.... 벽을 치는 소리는 글이 되었고 목청이 되었다가 함성이 되었다 2월은 그렇게 마지막 밤을 숨 죽였다 소리 없는 찬 계곡물이 빈 창자 속을 지나갔다 삼월일 일 정오 대한민국 만세~ 서대문 구치소 옥문이 놀래 열렸다 대한민국 만세~ 구치소 벽이 깨어지고 넘어졌다 대한민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