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기도 전 나는 만들어지고 있었지요 시커먼 두 구름 사이로 번갯불이 치고 비가 오고 충돌은 역사가 되는 순간이라나요 내 아버지 몸을 떠나오면서부터 어머니 뱃속으로 들어가 우주는 따뜻한 곳이라고 둥근 하늘이라고 세 살 때 외갓집 고개를 넘을 때 산 중턱에서 눈을 떴어요 처음 아빠도 엄마도 보였어요 봄이었어요 머리에 현기증이 있었는지 피잉 소리가 귀에 멀리 갔다가 가까이 왔다 그게 봄의 말인 줄 알았지요 다섯 살 때 가족을 알게 되었고 이름을 그때 알았습니다 빛달래, 비달속, 빛끌마, 비달사이 빛을 주소서 비속에서 태어났다 빛을 끌어당겨라 비사이에서 태어났다는 뜻 이름입니다 앞으로 진달래라고 부르지 마세요 각기 다 이름이 있으니까요 재미있는 사실은 내가 나오니 세상이 있더라는 이야기이지요 우연히 세상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