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3

느티나무 교실

알림 선생님이 저 새는 무슨 새에요 묻습니다 으응 두루미 아니에요 학생이 답합니다 그래요 두루미 성내천 물이 발목을 잡고 긴 고개입에 물고기를 던져주어 사는 두루미 이야기가 나온다 생각 선생님은 사랑 마크가 뚫린 플라스틱 책받침을 가지고 다니는 학생들에게 모과나무껍질에 책받침을 대어 주고 뭐 같아요라고 묻는다 얼룩송아지 같아요 기린 같아요 그럼은요 얼룩송아지 기린 좋아요 질경이는 질경이 밤송이는 밤송이 끝에 찔리는 가시가 달린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이라는 두 글자가 추가된 행운의 네 잎 클로버로 명명되었다 어둠을 들이쉬기 시작할 때 숲은 손전등을 켠다 나방들 숲 사이에서 별이 되고 달이 되고 반딧불이가 되고 알림 선생님은 알림 선생님이 되고 생각 선생님은 꿈 선생님이 된 밤 사이 우주가 떠다닌 푸른 숲꿈이..

시 글 2023.07.06

붙잡아 가소서

하늘을 잡으러 교회에 갔습니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베드로의 투망이 있어야 요셉의 꿈을 꾸면 하늘도 가능할까요 잡는다는 것, 누구에게 붙잡힌다는 것과 같은 상반수 잡을 수도 붙잡힐 수도 있다면 수수께끼 같은 꿈일까요 인생처럼 손바닥을 모으면 잡을까 주려 엎드려도 보았습니다 빠져나간다는 것 빠져나가지 못하는 게 있다는 말 투망을 내 걸었습니다 그곳에 인침을 붙여 놓습니다 두 팔을 벌입니다 붙잡아 가소서

시 글 2023.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