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목소리 속에 갈증 섞인 빗방울 소리
몇 들어 있어요
벌써 장마 끝 저편에 방학이 시작되네요
김동관 통보관은 기상청 과학이 과학도 아닌 시대
내 몸 치수에 피멍자국까지
척척 맞춰 내었던 일기 예보는
개구리의 목청을 수만 번 들어
일백만 하늘로 날씨를 쪼갰다는데
구름이 꼬리를 꼬는 방식에서 하늘이 소변 쏟는 시간을 알았고
낮 재비가 낮게 논고랑을 나는 날에 비가 마중 나온다는 걸 배웠다대요
달무리가 달에 반지 끼울 때 다음 날 비는 이별의 비가 될 터이고
석양이 밝고 환하면 다음 날 해가 톱날을 세우는 날
전 날 바람이 잎사귀의 등을 까보이고 비벼대면 벼락비가 올 것이고
개미가 줄을 이어 이사를 하면 장마가 온다고 했어요
어머니 관절이 저려오면 비는 하루 이틀 맘먹고 사고를 친다네요
혹
그녀가 달거리 밖, 몸서리가 나면
집 밖으로 쫓겨나는 비가
울타리 안을 돌아보았다는데
요즘 컴퓨터도 맞히지 못할 기상 통보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였고
다소 틀리는 날은 오죽 짜내시다 지쳤겠느냐고
위로를 띄웠다대요
비는 재치가 젊은가 봐요
짧은 은유로 하루를,
일주일 치를 한 문장으로 젖게 해요
소리도 없이 찾아오는,
내 몸 일기는
몸살 같은 장맛비, 독감 닮은 폭우, 가랑비 같은 목감기로 보여 주네요
기상대 떠나시던 날
개구리에게 '스승님'으로 모신다고 큰 절로 답하셨다는 덕담이 오래 촉촉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