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글

수제비

마음의행로 2020. 7. 17. 14:35


호숫가에 가면 돌맹이를 던져서
돌이 물 위로 촉촉촉하며 지나가게 한다
이걸 수제비 뜬다고 했다
오늘은 일 년에 한 번 하는 수제비를
뜨는 날이다
그것도 부엌에서 말이다
아내가 언젠가부터 수제비를 일 년에
꼭 한 번 먹어야 한다고 규칙을 정했다
그것도 내가 해 주는 수제비를 말이다
육수를 먼저 여러가지 넣어 끓여
만들면서
밀가루 반죽을 한다
밀가루는 기름을 살짝 부어야 반죽 시
밀가루가 손에 달라붙지 않는다
잘 이기고 나중에는 그릇에 내리쳐서
반죽이 쫀득해지도록 한다
육수에는 꼭 새우 가루를 꼭 넣는다
그리고 감자 잘라 놓고
계란과 파를 잘라서 저어서 놓는다
요구 조건이 있는데 육수가 끓으면
밀가루 반죽을 떼어 놓어야 하는데
꼭 얄포름 하게 떼어 넣으라는 것이다
계란과 파 저은 것과 감자는 수제비 맛을
훨씬 감칠맛 나게 해 준다
그리해서 다 익으면 그릇에 떠서 넣고
마지막 고명으로 김 가루를 위에다
올려 놓는다
고명은 맛을 부티나게 하는 용도다
이게 전부다
오랜만에 하려하니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해 놓고 나니 얼마나 맛 있는지
내년까지는 볶이지 않게 되었다
밀가루 반죽은 삼 등분으로 나누었고
하나만 사용하고 둘은 냉동실에 넣었다
필요시 꺼내 놓으면 다시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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