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애야 우리 아침밥이나 먹으러 가자"

마음의행로 2009. 9. 16. 09:40

 토요일마다 오르는 산을 비가오거나 와서 미끄러웁거나 할때 바꾸어 오르는 산이 있다.

고구려 군사가 이곳까지 와서 백제 진영을 내려다 보고 망을 보던 산이다.

이름하여 "아차산" 이다.

요즈음 고구려의 혼령을 일으키고자 아이디어를 동원하여 개발을 하여 나가고 있는 곳이다.

 

이 산의 특징은 돌산이지만 약수가 많이 나온다.

내가 알고 있는 것만도 6개나 된다.

물맛이 좋아 이제 이곳 물을 마시지 않고는 먹을 물이 없어 보일 정도가 되었다.

물맛이 뭐 그리 차이가 나느냐고 하겠지만, 마셔보지 않고는 차이점을 모를 것이다.

수도물은 한 컵 마시기가 어렵지만 이 물은 계속 마셔도 또 마셔지게 되는데,

변비도 없어진다고 소문이 나 있다.

장이 많이 편해지고 하여 몸도 그 만큼 유연하여 짐을 느낀다.

 

이곳을 오르려는 일은 산책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인지 맨발로 오르는 사람을 종종 만나게 된다.

여러 입구가 있지만 나는 광장교를 지나 생태공원 있는 쪽으로 오르고 있다.

곧장 오르면 약수터 있는 곳으로 오르게 되고 오른쪽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워커힐이 나오게 된다.

그중에 가장 좋은 약수는 워힐 쪽에 있는 약수인데 일년 내내 검사를 해도 좋은 약수로 판정 받는 곳이다.

 

비가 오기에 오늘은 이 산을 오르기로 하고 아내와 차비를 갖추었었다.

오전에 개인다는 말을 믿고 비를 조금 맞으면서 걸었다.

얼마쯤 걸으니 천둥이 치더니 장대비가 내린다. 아내는 비가 계속 오면 돌아가자고 한다.

10분 20분 30분을 경과하도록 기다렸다. 속으로는 아마 이 비가 마지막 비가 될꺼야!! 하면서...

한참 기다려 비가 멎어 가는 것을 보고 출발을 하여 걸어가는 중에 비는 완전히 걷혔다.

 

산을 오르는데 사람들이 거의 없다. 우리처럼 출발을 하는 사람이 많치 않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산 동네 골목을 지나면 예쁘게 꾸며 논 가게들이 하나씩 늘어가고 있다.

등산객이 이곳을 통과하기에 적절한 곳이기에 장사도 그 만큼 되는 것 같다.

조그마한 오래된 집들도 있고 텃밭도 있어 사람살아가는 맛이 보이는 곳이다.

오른쪽 왼쪽 쪽 밭에는 인공으로 만든 꽃밭이 있어 봄, 여름, 가을이 다르게 꽃들이 핀다.

등산 가방하나 매고, 스틱짚고 오르는 산은 언제 반가운 산 냄새에서 부터 시작이 된다.

 

그러나 오늘의 시작은 조금은 다르다.

신라호텔을 가는 왕복 2차선 길을 통과하기 전 후에 언제나 처럼 장사가 와 있다.

한 분은 철에 맞는 과일을 주로 팔고 계시는 분으로,

다른 곳보다 조금은 싸기에 사람들이 많이 팔아 주는 곳이다.

다른 분은 주로 땅콩을 파는데 다른 것도 몇가지를 준비하여 놓고 판다.

등산객들이 가볍게 먹을 수 있게 끔 적절한 양과 가격을 매기고 있다. 

처음 보는 여학생이 함께 있기에 살펴보니 아마도 고1쯤 아니면 중3 정도되어 보인다.

일찍 아빠를 따라 나서서 오늘은 이곳에서 함께 장사를 할 모양이다.

예사롭게 보이질 않는 광경이다.

 

남들은 한참 공부에 쩔어야 할 이른 시간에 아빠의 일을 같이 하고자 하는 마음에 착함이 엿 보인다.

그래 너의 마음을 모르겠냐..  열심히 하여 꼭 성공하는 학생이 되거라.. 마음으로 밀어 준다.

비가 온 끝이라 일찍 가게를 열었지만 등산객이 적으니 장사가 될리 만무하다.

애야 !  우리 아침밥이나 먹으러 가자 하면서 은박지에 싼것을 포장마차 같은 가게 구석에서 두개를 꺼낸다.

따님도 따라 나선다. 아마도 생태공원 나무 다리가 아침 밥상이 될 것 같다.

 

아내가 이야기 한다. 아마 저것은 주먹밥일 것 같아..........

애구 살겠다고 저러는데 아침이나 따습게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여보 !  "우리 아침이나 먹으러 가자" 라는 말이 너무 서글퍼 보이지 않았어? 나의 말이다.

그래 "찹쌀떠억" 하는 그런 여운같은 것이 지나가는 것 같았어... 아내의 말이다.

저러고 학교 보내고 가정 이끌어 가고 할텐데 모두 잘 됬으면 좋겠다, 아내가 말 한다.

나도 그래요. 남자라서 그런지 가정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그래도 그 따님으로 인해 그 집에 따뜻한 가족 사랑이 보이고 믿음과 협동심이 보여져 기쁘다.

나는 그 집이 꼭 잘되리라고 빌면서 또 믿음대로 되리라고 생각하며 

또 그 집의 행복을 기원하며 아차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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