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귀뜨라미가 울었다
입추가 지났으니 당연한듯 보이지만
날씨는 39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지속 중이시다
귀뚜라미가 또르르 우는 달밤에
멀리 떠나간 동무가 그리워져요
정답게 손잡고 뛰놀던 내 동무
그곳에도 지금 귀뚤이 놀고 있을까
참 서정적인 노래였다
지금 입추가 지났지만
우리의 시계는
여전히 한 여름 중에 있다
일 년을 24절기로 구분지어 놓고
가을을 알리는 입추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귀뜨라미는 가을이 왔다고
정확히 알리고 있다
그들은 온도로 가을을 아는게 아니다
우주가 돌아가는 공간을 이해하고
계절을 알리는 시간을 과학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무더위 속이라도 가을은 가을이라고
가을이 뫘다고 선언을 한다
365 일을 쪼개어 절기를 구분하고
이름을 붙여야만 절기를 구분하는
우리를 어떻게 여길까?
귀뜰이 소리에 친구가 생각 나서
당구 한 게임 하자고 불렀다
즐겁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전적으로
귀뜰이 덕이 아닐 수 없는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