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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 먹고 살겠다

마음의행로 2009. 4. 6. 14:14

어릴적 나는 자주 논.밭에 가는 일이 많았다. 새참을 나르기도 하고, 동생 젖 먹이러 업고 가기도 하고, 퇴비나 거름을 나르기도 하고, 잡초를 뽑기도 하고, 게 잡으러 가기도 하고, 참새를 쫒기도 하고, 나물을 캐기도 하고, 논의 우렁이를 케내기도 하고, 허수아비를 세우기도 하고, 물을 대기 위하여 밤샘을 하기도 하고, 곡식을 거두러 낫을 들고 가고, 소 달구지에 짐을 잔뜩 싣고 오기도 하고, 아마 셀 수 없을 정도로 논.밭에 대한 경험적인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런 동안 나는 정서적으로 매우 충분하고도 안정적인 생활을 가질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통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많은 비밀을

얻게 될 수 있었다. 이런 식물과의 접촉으로 얻어지는 것들은 누가 따로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연은 우리에게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우도록 

일러 줌을 보았다.

 

자연의 질서란 정말 무궁한 연결과 연결 속에서 이루어져 있어서 하나만 깨어져도 그 영향이 많은 다른 곳에 미침을 알 수가 있다.

전에는 논에 도열병을 막기 위하거나 이화명충을 잡기위해 농약을 뿌렸다. 그렇치 않으면 농사의 결과는 뻔한 것들이 되고 만다.

그것도 적절한 시기에 알맞는 량으로 공존의 터는 항상 마련되고 있었다. 그래서 가을되면 노란 벼 이삭 사이를 다니면서 메뚜기를 잡았다.

그러나 요즈음은 메뚜기를 찾아 보기가 힘들다. 아예 씨를 말리다 시피하였기 때문이다. 그랫더니 메뚜기를 잡아먹고 벌레를 잡아먹고 사는 개구리가 없어졌다. 그 개구리가 없어지니 개구리 잡아먹고 살던 뱀도 없어졌다.  또 삼짓닐이면 찾아 온다는 그 많던 재비들이 이젠 한국으로 오지 않는다. 잠자리며 곤충들이 모두 농약으로 사라져 가기 때문이다. 또 참새들의 숫자도 재비들과 마찬가지로 많이 줄었다.

벼에 뭍은 농약 때문에 알을 낳을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논에는 많은 물고기며 생물들이 살았었다. 붕어, 미꾸라지, 송사리, 새우, 이끼,풀들이 사라지고 난뒤 벼들이 먹고 사는 이들의 항문에서 나오는 거름, 미네날들은 죽어갔고 벼들의 알곡이 제대로 열리지 않으니 더 많은 화학 비료만 잔뜩 부어 키우니 흙은 산성화 되었고  드디어는 외부에서 흙을 가져다가 부토를 하지 안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게 된다.

또 땅에는 심기 전부터 농약과 제초제를 뿌리고 뒤엎어 땅 속까지 스며들게 만들어 풀들이 살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땅속을 기어다니는 지렁이가 살지 못하여 지렁이에서 생산되는 질좋은 거름을 잃고 말았고 땅 강아지들이 못살자 공기의 산소 질소가 흙과 호흡하지 못하니 독소만 먹고 자란 곡식이 어찌 온전하랴. 잎이 마르고 알맹이가 변질되고 그 속에는 농약이 들어가 있어 인체에 해를 미치기에 이르렀다.

또 잡초를 성장하지 못하도록 비닐을 덮고 곡식만 자라는 곳만 구멍을 뚫어 놓으니 비가 와도 물이 부족하고 비닐속은 열대아 땅이 되어 이글이글 말라가니 모두가 숨이 막히며 기절하기 이르는 비 정상이 되고 만다.

 

이렇듯 먹이 사슬에 의해 서로 살아가는 자연의 섭리들이 모두 망가져 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과연 인간은 무엇을 가질 수가 있고 잃는게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이르렀다.

따라서 최근에는 무공해 식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아 선호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농부에겐 소득의 차가 매우 크고 다른 동식물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으니 서로 좋은 형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무공해 농사를 짓기 위하여 현재 땅을 원상으로 돌리지 않으면 아니된다. 실로 무공해를 위하여 농약을 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려면 앞서 말한대로 부토를 하고 퇴비를 많이 넣어 산성화된 땅을 돌려 놓아야 하는데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적어도 4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1~2년은 아예 곡식이 되지 않으며 3년째는 겨우 씨앗을 얻을 정도 이고 4년이면 본전을 이룰 정도이고 5년은 되어야 비로서 평균작의 수확을 거둘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요즘 무공해라고 하는 식품을 보면서 순수한 무공해가 있을까? 의심은 너무 당연하다고 본다.

하루 아침에 무공해가 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몰라도 몇 퍼센트 말고는 모두 거짓말이라고 하여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이는 인삼 액기스를 뿌려 농사를 짓기도 하여 무공해 식품으로 큰 소득을 얻는 분도 있기에 말이다.

 

농약으로 인하여 벌레가 다 죽고 메뚜기가 다 죽고 병충해가 없어지고 개구리, 땅속 벌레가 죽어가니 처음에는 소득이 늘어 났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참혹한 결과를 맞게 되지 않았는가를 우린 알 수 있었다.

인간만 먹고 살자고 한 일들이 결국은 인간과 자연, 식물과 식물 또 동물까지 모두가 죽어가는 형상으로 다다르게 된 것이다.

사람도 적절히 먹고 메뚜기도 나누어 먹고 참새도 적지만 나누어 먹고 서로 나누어 먹는 지혜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사람만 살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나만 살자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린 자연과 사람, 자연과 곤충과 동물이 어떻게 호흡하고 살아가야 하고 무엇을 서로 도와 주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좋은 세상에 태어나 서로 공존하며 서로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세상, 너도 나도 동시에 만족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려면 이세상에서

가장 악하다고 할 수 있는 인간이 먼저 그 욕심을 줄여 나가며 다른 동식물과 동시에 나누어 먹고 사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다.

인간만 먹고 살겠다 하면 결국은 함께 멸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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