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2

공원 의자

공원 긴 의자 한쪽을 비웠다 한 까치가 앉을까 망설이다가 앉아도 될까요 그럼은요 옆으로 몸을 더 옮겨준다 미안하지 않게 마치 내 영역이 아니라는 듯 잠깐 앉았다가 떠나가는 뒷이 서운하다 말이 없거나 하지 않아도 좋은데 뭐가 불편했을까 의자처럼 종일 혼자 말 않고 있고 싶은 걸까 지구 하나를 혼자 들어야 할 사유라도 있는지 그 뜻을 존중하고 싶다 차라리 내가 비워줄 걸

살며 생각하며 2023.10.08

난 누구일까

손자와 시간이다 내방을 찾아와서 할배 그림자를 뒤져보는게 그가 벌이는 재미다 차이가 난다거나 어떤 다른 느낌이 있거나 할 쯤에 그는 하나 씩 물어온다 나는 책을 많이 읽으면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쉽게 해결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그는 답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심심해 진다'고 그가 어디만큼 와 있는지 성장을 알게 한다 욱이는 '누구게' 할아버지 할머니 손자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어지면 엄마 아빠 아들, 엄마 아빠도 없어지면, 또 이모도 친구도 다 없어지고 나면 욱이는 누굴까? 나무하고 욱이하고 바위하고 욱이하고 그가 고개를 묻는다 내 쪽에 울고 있다 다 없어진다고 해서 다 없어지면 욱이는 누굴까 몰라 그래 욱이하고 누구하고 누구하고 서로 연결되는 걸 관계라고 해 관계가..

가족 이야기 2022.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