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2

내 옆에 서 주세요

내가 왜 이 글을 쓰는지 이상할 겁니다 발이 넓으면 훤히 알려지거나 알게 되는데 그렇지를 않네요 크기와 모양새가 다르고 아프리카 나라에서 왔는지 검은색 비단도 있나요 비슷해요 나를 따라다니는 달은 하늘을 고집합니다 땅에서 죽어도 발을 떼어놓질 않는 게 있습니다 눈, 코, 입, 귀 없고 걷거나 앉아있는 걸 보면 투명 인간 아닌가 만져봅니다 칼로 쳐보아도 잘린 자국 흔적 없어요 혹 영혼일까 침대 생활을 안 좋아하는지 바닥으로 누워 삽니다 신밧드 손처럼 키를 늘렸다 잡아당겼다 그러니 가만히 보며 관심이 없을 수 없지요 이걸로 스무고개 게임 끝이 아닙니다 펄펄 끓었던 용광로 속에서도 살았고 냉혈 얼음 속에도 들어가 있었습니다 태양의 눈물 속에서 땀 흘린 적도 바위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부처가 된다 했어요 묻고 ..

시 글 2023.02.18

"투명인간" 손홍규(2010 이상문학전집 제34회)

아버지의 부재라는 현대사회의 문제의식을 형상화 어머니와 나, 여동생은 아버지의 생일을 앞두고 의기투합 한다. 즉 생일선물로 아버지를 투명인간 취급하기로 한것. 아버지를 없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숙고하다 "눈을 마주치지 않기" "몸을 부딪혀도 모른채 하기" 등의 방법을 생각해 낸다. 드디어 생일날 저녁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가족을 보고 반가워 하지만 아무도 그의 존재를 받아주지 않는다. 연극이 시작되었다. 가족의 반응이 재미있어 하는 아버지는 연극에 기꺼이 동참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족들 사이에는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진다. 양쪽의 신경전이 팽팽히 맞서고 어느쪽도 먼저 항복하기 싫어한다. 곧 아버지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 것에 익숙하여진 가족을 일요일 아버지는 간편한 차림으로 외출을 하고 아버지가..

나의 여행 2010.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