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 2

뻐꾸기 들 산 날아

향 꺼내 봄을 피워낸다는 매화 속에 얼음 삭이고 나온 개울물 소리 속에 갑자기 총각 너른 들판에 노래가 있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그 앞 개울 어덕에는 2월이면 나팔 동백이 입술 동그리고 순결 찾아다닌다는 봄 철새 따라 아지랑이 돌아올 기척 가까웁고 고니 경안천에 날갯죽지 힘 기르려 철을 못 떠나고 남쪽 아랫목 온기에서 꿀은 트럭에 날려 북으로 시간을 타는 비행이 바빠집니다 바닷물 순간에 들어차고 목욕탕 물 한꺼번에 올라오듯 동백 복수초 매화 개나리 변산 바람꽃 산수유 목련 벚꽃 울긋한 바다가 거품처럼 올라옵니다 언덕 근처 종달이 공중 짝짓기 신음 안으로 들어다 볼까요 뭘 잘못 찾고 있나 봐요 삼월 삼짇날 처마 둥지 찾아온다는 박 씨 소식 물고 올 제비를 만납니다 찾을 게 너무 많아 봄 ..

시 글 2023.03.22

그러니까

그러니까/곽우천 그때가 50년 전 오늘쯤 옛을 끌고 오면 어딘가 약달콤 한 게 달이는 것 같다 그 총각 밥 먹는 걸 보니 어찌 그리 입맛살 있게 깨무는지 아궁이 불 들어가는 소리가 사윗감이더라 초등 2년 13w 유리 알 속 불은 먹을 게 없어서일까 씹는 소리조차 삼킨 침묵의 밤을 뚫고 나와 초록밥 먹은 다니엘보다 더 밝은 방안이었다 대갓집 담뱃대 긴 불 뻐끔 삼킬 때 쓰던 촛불은 지친 하루 끝에 도착한 가난한 제사상 머리 구석에서 곡비 흘려 맺힌 머릿속 한 방울 쪼르르 맑게 해 주던 어미의 갈증 여름밤 풀밭에 짝놀이하던 반딧불이 천자문 앞 꽁무니에 별똥별 깜빡이를 켜고 숨 내쉬면 책상에 쌓이던 긴 문자들 통나무 불고기 구이를 훨훨 하늘에 올리는 번제 소리는 누구의 사윗감 목소리일까 어젯밤 하늘에 그림 그..

시 글 2023.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