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2

누가 키웠을까

허리를 잘라 순을 꽂으면 숲이 되는 골은 한 여름이 바쁘다 고구마 줄기 여린 밑을 어린 손이 타기도 하는 오후 방학 이어서일까 계절도 아직 비리다 지진을 감지한 둑은 해산을 준비하고 아이들 갈무리에 가을이 노곤하다 군 고구마가 맛있는 것은 아이는 내 아이인데 뻐꾸기 집에서 키워내서일까 햇빛을 녹여 보내 준 탯줄을 자를 때이다 꼭지가 그리운 너는, 세상에 없었던 너를 태어나 살게 한 고마움 때문 올 추위 구워내 줄, 가마 속에 들어갈 고구마가 미리 발갛게 익고 있다 줄기 하나 심었는데

시 글 2023.09.27

뻐꾸기 들 산 날아

향 꺼내 봄을 피워낸다는 매화 속에 얼음 삭이고 나온 개울물 소리 속에 갑자기 총각 너른 들판에 노래가 있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그 앞 개울 어덕에는 2월이면 나팔 동백이 입술 동그리고 순결 찾아다닌다는 봄 철새 따라 아지랑이 돌아올 기척 가까웁고 고니 경안천에 날갯죽지 힘 기르려 철을 못 떠나고 남쪽 아랫목 온기에서 꿀은 트럭에 날려 북으로 시간을 타는 비행이 바빠집니다 바닷물 순간에 들어차고 목욕탕 물 한꺼번에 올라오듯 동백 복수초 매화 개나리 변산 바람꽃 산수유 목련 벚꽃 울긋한 바다가 거품처럼 올라옵니다 언덕 근처 종달이 공중 짝짓기 신음 안으로 들어다 볼까요 뭘 잘못 찾고 있나 봐요 삼월 삼짇날 처마 둥지 찾아온다는 박 씨 소식 물고 올 제비를 만납니다 찾을 게 너무 많아 봄 ..

시 글 2023.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