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3

가을이 서다

풀잎, 눈치빠른 입추를 어찌 읽었나 귀뚜라미 소리 바구니 들고 땔렁이는 새벽 두부장수 땅 속에서 계절을 어이 돌리는지 여름에 가을을 파는 촉수 몸 속에 들어가면 나도 그리 날 더 잘 알까 울밑 봉선화 짝꿍 땅강아지 아파트 벽 사이 가을 걸어 놓고 땅 멍을 틀어대면 메아리 계곡은 더 깊어가고 늘려가던 여름 접고 멈춤으로 바뀐 홀몬 허리 쭉 편 숨 가르며 가지에 맺은 가실에 충실 하자네

시 글 2023.08.08

늑대의 노래

https://youtu.be/MJ4ijcV--ZI 소리를 찾아낸 하늘을 보았네 어디서 불러왔는지 보이지 않는 소리를 끌고 온 득음 뚫린 구멍 종이를 통과하던 태초의 바람소리 비밀을 아는 듯 메아리 하울링을 들은 듯 동물의 음성을 회복한 듯 목구멍 어디쯤에 떨켜를 시켜 색은 소리에 한을 입혔나 조선의 태음을 실은 랩이 건들건들할 때 너는 지구를 들썩 이더구나 찰랑거리는 파도를 끌어낸 어깨춤사위에 걸린 흥 배꼽에서 펌핑한 울대가 울먹거려 귀의 긴 나팔은 행성의 소식을 들었을까 소리의 신과 무수한 합일을 주문한 音神이 지은 음표들의 춤 스스로 재물이 되어 매어 달렸던 걸까 악기는 그렇게 울었다 슬프고 슯지 않게 흐느끼나 느끼하지 않게 넘어가는 꼬리에 흥이 달리게 나도 저런 소리 한 번 가져봤으면 하게 하늘은..

시 글 2022.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