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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매달려 본 적 있으신가요 무언가에 무게를 자유롭게 날개로만 부채질하는 구름이나 가능할까 달을 떨어지는 끝에 거꾸로 매달려 사는 새가 있다 중력을 인정한 유일한 호롱불 신념 그가 말합니다 땅바닥에 다리를 매달고, 사는 두 발 짐승 중력을 헤집고 못 빠져 나와 피곤해 진 허리 목이 긴 기린도 물마실 때 주둥이를 중력 쪽에 둔다지요 수양 버드나무 가지 들이킨 내장 거꾸로 매달린 무게에서, 가볍게 해탈 하늘하늘 바람 날개로 와 그네 태워주고 중력은 상하를 바꾸면 평편한 저울 바늘이 될까 무거운 언어를 결에 실어 가벼히 날리는 내리 뻗은 줄가지들 평생 매달려 자유를 얻는 새, 박쥐 중력을 거스른 바람처럼 날리는 치마처럼 오늘을 비행한다

시 글 2023.04.03

*모슬포에 있었다

떠났다는 말이란 뭘 말하는 건지 사실을 모르겠어 언제나 너는 떠나 있었다 가끔 만나 가평을 말할 때 빼놓고는 개구리 땅 속과 물방울 구름 속 같은 악수하는 순간 사라지고 나면 서로 잊고 사는 시간이 더 컸는데 우리는 친구였어 개망초 피고 백일홍 피고 살구나무 꽃피면 같이 피리를 불었지 네가 시험에 붙었을 때 너는 네가 붙었고 나는 내가 붙었고 같은 대문 열고 다녔던 직장 네 길 내 길 멀리 떨어진 달 같았어 휘파람 불면 떠오르는 달 말이야 네 내는 만나질 못하고 만나자 만나자고만 배부르게 불러댔지 왜 존경한다는 아버지는 어디다 두고 다녔던 거냐 네 딸이 오래 살다 가야 효부가 되는 거 잊었던 게냐 안방 떠나 문간 방 더 작은 방으로 옮겼다며 거리란 참 우스운 것이어서 내 달과 네 달이 떨어진 거리와 네와..

시 글 2022.12.21

다름의 긍정

세상을 음과 양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고 보는 설이 있다. 이 둘의 조화에 의해서 사는 맛이 나고 미묘한 차이에 의해서 아름다움도 탄생된다. 삶에 있어서도 이런 현상은 끈임없이 진행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태양이 양이라면 달은 음에 해당이 된다고 한다. 이 둘은 우리 지구의 생존에 없어서는 아니될 존재이다. 어느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이 절대적인 실존체이다. 태양이 없다면 지구의 생에 관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달도 마찬가지 이다. 언듯 달은...?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을 것이나 알고 보면 달이 없다면 밀물과 썰물이 없어지고 바다는 숨을 멈추고 고인물이 되어 부패되어 사해와 같이 죽은 바다가 될 뿐만 아니라 바람이 이는 근원이 바다물의 변화인데 바람도 없어지게 ..

혼합글 2010.11.03